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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남성호르몬과 DHEA

-'성에너지의 원천' 사춘기때 급증 -
C19H20O2--남성호르몬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의 화학식이다. 성에너지의 원천인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성욕을 관장하고 자기 주장, 공격심, 남성다움을 나타나게 한다. 여성에게도 이 호르몬이 있다.

자궁 속에서 태아는 이 호르몬의 영향으로 남성이나 여성으로 구별되어 자란다.

사춘기가 되면 남성호르몬이 급격히 증가하여 2차적인 성의 특징을 만든다. 그 후 이 호르몬의 수치는 일정하게 유지되다가 50세가 넘으면 떨어지기 시작하고 65세가 되면 급격히 낮아진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그 수치 자체가 낮아지는 것 뿐이며 70대 중반이 되어도 대개의 경우 테스토스테론은 정상 범위에 있게 된다.

내분비를 전공하는 의사들은 나이 든 사람들의 발기부전은 20% 이상이 호르몬의 이상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고환의 라이딕 세포라는 곳에서 콜레스테롤을 원료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경우 보신탕 같은 고기를 먹으면 힘이 좀 나는 것이다. 이 남성호르몬은 하루 중에서 새벽에 최고치를 나타낸다. 새벽에 발기능력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것은 방광이 채워져 있는 것도 원인이지만 이 호르몬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다.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테스토스테론을 보충해주면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이 호르몬이 있어야 정자도 생산되고, 성적 흥분에 다시 방아쇠를 당겨 오르가슴에 이르는 데도 간접적인 역할을 한다.

은행 간부인 50대 중반의 L씨, 그는 최근에 시판되고 있는 붙이는 파스 같은 남성호르몬을 구했다. 그리고는 기대를 가지고 잠자기 전에 등에 그 패치를 붙이고 잤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에도 고개 숙이고 있던 남성은 그대로였다고 한다. 뭘 기대하셨느냐고 물어보자 남성의 힘을 증진시킨다고 하였는데 왜 반응이 없느냐고 반문했다.

호르몬과 성욕의 관계는 하등동물로 갈수록 뚜렷하게 나타난다. 동물에서 고환을 제거하면 수컷의 성적 행동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처음에는 사정과 발기가 안 되고 그 다음으로 성적 욕망이 떨어진다. 호르몬을 보충해주면 이와 거꾸로 상태가 좋아진다.
하지만 인간의 사정 조절은 대뇌 피질이 주로 담당한다. 따라서 인간은 동물과 달리 호르몬의 영향이 그렇게 절대적이지 않다. 예를 들어 외설적인 테이프를 볼 때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발기가 일어나는 것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이 아니다.

성범죄자들에게 강력한 남성호르몬 억제제인 여성호르몬을 주사하면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수면중 발기현상이 현저하게 떨어지지만 외설적인 테이프에 의한 발기력은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이다.

L씨처럼 남성호르몬을 어깨나 등에 패치 형식으로 붙이는 약물투여 방법은 문제가 있다. 패치에 묻어 있는 약물은 피부에서 흡수된다. 피부에는 건강한 정맥 배수구가 있어서 주요 혈액순환에 따라 심장 오른쪽으로 옮겨가 펌프질되어 다시 심장 왼쪽으로 갔다가 간이나 다른 기관으로 운반된다. 하지만 이 약물의 부작용인 현기증이 날 정도로 많은 양을 사용하지 않는 한 패치에 묻어 있는 약물은 대부분 간에서 흡수되어 파괴된다.

어느 곳에 패치를 붙인다 해도 약물이 직접 그 지점에 침투하는 것은 아니다. 어깨에 붙인 패치는 어깨에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음경에는 별효과가 없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남성호르몬이 부족할 경우 음낭을 면도하고 매일 패치를 붙이는 방법을 쓰기도 하였다. 어깨나 등에 붙이는 것보다는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패치의 또 다른 문제점은 음경 해면체를 둘러싸고 있는 백막이 너무 두꺼워 방수 구실을 한다는 점이다. 바로 이런 방수 역할 때문에 발기를 했을 때 혈액이 새지 않는 것이지만 약물의 침투는 그만큼 효과적이지 못하게 한다. 일부 약물은 음경으로부터 혈액을 내보내는 정맥을 통해 유입될 수도 있으나, 정맥은 혈액의 통로이고 이것은 발기가 되기 위한 혈액 흐름과는 정반대이다. 바로 이것이 패치 효과의 한계이다.

정상적인 남성에게 남성호르몬을 투여하면 어떤 효과가 나올까.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인 사람에게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해 본 몇몇 연구 결과에 의하면 호르몬을 투여한 다음 별로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성욕이 떨어졌다는 보고도 있었다.

운동선수들이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스테로이드를 몇 달 이상 복용하면 오히려 성욕이 감퇴되고 발기부전이 온다는 것이 관찰되었다.

최근 미국에서는 디하이드로 에피안드로스테론(DHEA)이라 불리는 남성호르몬이 새로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얼마 전에 [뉴스위크]를 통해 소개가 된 이후, 미국내 판매량이 급증할 뿐만 아니라 소문에 의하면 우리나라에도 트럭채로 들어올 정도로 많은 양이 수입되고 있으며 너도나도 이 약을 구하느라 혈안이 되어 있다고 한다. 건강보조식품점에서 살 수 있고, 한 달 복용량의 가격이 5-10달러인 이 호르몬은 콩팥 위에 붙어 있는 부신에서 만들어진다.

사실 DHEA 호르몬이 새롭게 주목받은 것은 1984년 무렵부터였다. 당시 요힘빈과 더불어 강장제로 그런대로 효과가 있던 부프로피온이라는 항우울제를 연구하다가 DHEA의 영향력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험실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부프로피온, 담배, 디곡신 등이 DHEA의 혈중 농도를 증가시키고 술, 인슐린, 페니토인 같은 항간질약들은 DHEA의 혈중 농도를 낮춘다는 것이다.

이 호르몬은 남성에서는 테스토스테론으로, 여성에서는 에스토로겐으로 바뀌는 전구(前驅)물질로 몸 안을 순환하는 가장 흔한 스테로이드이다. DHEA는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는 어떤 호르몬보다도 많아서 테스토스테론이나 프로제스테론의 200배 이상 존재한다. 그러나 시기적으로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보다 빨리 감소하여 20대에 절정에 이르렀다가 나이가 들면서 점차 감소하여 80대 후반이 되면 거의 없어져버린다. 하지만 의학계 일반에서는 그 남성호르몬적 역할이 테스토스테론의 3% 정도에 불과하고, 남성적인 영향력이 테스토스테론에 비해 미약해서 무시해왔던 호르몬이다.

DHEA 권장파들은 이를 복용하면 기분, 기억력, 성욕이 향상되고 근육이 강화된다고 주장한다. 또 스트레스를 잘 받아들이고 면역성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 DHEA가 감소하면 퇴행성 질환이 늘고 심장병 발병율이 증가한다고 한다.

하지만 정확한 원리와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모른다. DHEA의 성적인 역할은 매력적이지만 아직도 충분히 연구가 되어 있지 않은 까닭이다. 또한 그 효과에 있어서도 회의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다지 발기력을 개선시키지도 못하며 오히려 구미의 남성에게 큰 문제가 되는 전립선 비대증을 일으킬 염려가 있다는 보고이다. 어쨌든 이 물질은 뇌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며, 뇌에 분포하는 가장 많은 성호르몬이고 인간의 인지와 감정도 조절하는 복잡한 뇌신경전달물질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하위의 남성호르몬의 영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이 DHEA는 보다 더 인간적이라고 할 수는 있다.

시차조절에서 에이즈, 노인성 치매까지 좋게 해준다는 얘기만 믿고 그리 효과도 신통치 않은 멜라토닌을 흡사 만병통치 약이라도 되는 양 올림픽이 열린 애틀란타까지 가서 싹쓸어 와가지고 그곳 사람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듯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검증도 안 되고, 효과도 의심스러운 약일지라도 한두 번 매스컴에서 떠들기만 하면 우르르 몰려다니며 사들인다는 느낌을 아무래도 씻을 수 없다.(동아일보 1996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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