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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발기부전

- 건강상태 확인이 첫걸음 -

발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고 느낄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전반적인 건강상태다.

당뇨나 고혈압은 없는지,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동맥경화증은 없는지를 확인하는게 중요하다. 발기력은 음경동맥의 혈액순환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그런데 음경동맥의 직경은 0.3mm 정도밖에 안된다. 대뇌나 심장의 동맥 직경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가는 동맥이 바로 음경동맥이다. 때문에 당뇨나 고혈압이 있으면 이 핏줄이 가장 먼저 장애를 받게 되고, 발기부전 증상을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치료를 안한 고혈압 환자의 10% 정도는 발기력 감퇴가 일어나고, 당뇨병 환자의 경우는 약 40%나 되는 환자들이 발기부전을 겪는데 대개 6개월 이상 당뇨병이 진행되면 발기부전 증상이 나타난다. 그 원인은 높은 혈당이 음경동맥의 신경을 서서히 파괴하여 마치 척추를 다친 것과 같은 손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혈당을 정상화시키면 발기능력은 어느 정도 호전되지만, 다른 원인에 의한 발기부전과는 달리 당뇨병으로 인한 발기부전은 현대의학이 자랑하는 발기유발제 치료로도 그다지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을 만큼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발기력이 떨어지면 두 번째로 확인해야 되는 것이 현재 먹고 있는 약이다. 최근 고혈압 치료제가 바뀌었다든지, 위장장애가 있어서 시메티딘과 같은 약을 먹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런 약들은 대개 발기부전을 일으킨다.

고혈압 치료제로 많이 쓰이던 이뇨제, 알파 차단제, 베타 차단제 등이 안 좋고 프라조신이나 칼슘 길항제 등은 비교적 발기부전을 덜 일으킨다. 그런데 대부분의 의사들은 성적인 문제까지 고려해가면서 고혈압 치료제를 선택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환자 자신이 미리 알아서 얘기를 해 주어야 한다.

이밖에도 많은 약들이 성기능을 감퇴시킨다. 위궤양에 흔히 쓰이는 시메티딘, 관절염에 쓰이는 인도메타신, 복통에 먹는 바클로펜, 녹내장에 먹는 약, 정신분열증의 치료에 쓰이는 항정신병 약물과 정동장애의 치료에 쓰이는 리튬과, 우울증 치료에 쓰이는 일부 항우울제, 하다못해 무좀에 먹는 치료제인 케토코나졸도 성적 능력에 문제를 일으킨다.

이런 약물에 의한 발기부전 증상들이 기질적인 원인에 의한 발기括喚? 흡사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과 같이 약을 남용하고 보약을 좋아하는 경우에는, 자신이 먹고 있는 약때문에 성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았는지 알아보는 것이 우선 중요한 일이다.

세 번째로 확인할 사항은 심리적인 상황이다. 직장에서나 가정에서의 여러 가지 골치 아픈 문제를 겪으면 일시적으로 발기력이 떨어진다. 상대에 따라 발기능력이 달라지거나, 새벽에 발기가 충분히 되는데도 막상 성관계를 갖고자 할 때마다 발기력이 떨어지는 경우는 대개 심인성 발기부전이다. 40세 미만의 남성에게서 발견되는 발기부전도 대개 심인성이다.

발기력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면 빨리 전문의를 찾아가 몇 가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발기유발제 반응을 살펴보고, 호르몬검사를 하고, 복합도플러 검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즉 그 환자가 안고 있는 문제가 동맥성 발기부전인지 정맥성 발기부전인지 아니면 심인성 발기부전인지를 확인하고 그 정도가 얼마나 심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복합 도플러검사를 받지 않고 시청각 자극검사나 발기유발제 반응만으로 스스로를 심인성 발기부전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맥성 발기부전은 복합 도플러검사를 해야만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발기부전 치료는 원인에 따라서 달리 한다. 젊은 환자의 많은 수를 차지하는 심인성 발기부전인 경우 발기유발제는 일시적인 효과만 줄 뿐이다. 효과야 확실하지만 적절한 성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몇몇 연구에서는 심인성 환자에게는 발기유발제가 별로 상태를 호전 시키지 않는다고 발표되기도 하였다.

가벼운 동맥성 발기부전이라면 먹는 약인 트라조돈만 가지고도 상당 부분 해결된다.
최근 영국에서는 이것보다 훨씬 약효가 좋은 약인 '실데나필'이라는 약이 개발되었다는 소식이다.

발기는 잘 되는데 쉽게 죽는 정맥성 발기부전이라면 음경 뿌리를 조여주는 링이 효과적이다. 그렇다고 시중에서 유통되는 링을 잘못 사용하면 해면체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주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요도? 보호하고 발기가 완전히 되었을 때 음경해면체를 보호해줄 수 있는 링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링을 사용할 경우 사용 시간은 두 시간을 넘겨서는 안된다.

최근 들어 전자기파가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나서 적잖은 사람들이 팔찌를 차고 다니는데 자신은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이상한 소문이나 믿는 사람이라고 선전하거나 정력에 문제 있는 사람이라고 남들에게 보여주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밖에는 안 된다.

어느 정도 진행된 동맥성 발기부전에는 발기유발제를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칙적으로 조루치료는 행동요법과 약물로 완치된다. 반면 발기부전의 발기유발제 치료는 완치를 꾀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임시변통의 수단이다. 이 치료가 음경동맥의 상태를 기본적으로 바꾸어주지는 않으나 상당히 좋아지게는 해준다.

동맥성 발기부전이 아주 심한 경우에는 트라이믹스라고 하는 강력한 발기유발제를 많이 사용해도 별로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마지막 방법으로 음경보형물을 삽입해야 한다. 값이 비싸고 우리나라의 경우 몇몇 병원을 제외하고는 그 시술이 완벽하지 않지만 일단 합병증 없이 제대로 수술만 된다면 2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하다. (동아일보 1996년 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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